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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행동과학연구소와 함께 케냐의 교육을 생각하다

기사승인 2021.02.08  13: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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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윤 국경없는 교육가회 홍보이사·문학박사

지난해, 국경없는 교육가회는 사단법인 한국행동과학연구소(Korean Institute for Research in the Behavioral Sciences: KIRBS, 소장 이종승)의 지원을 받고 ‘케냐 국가학력평가(NAEP) 도입 타당성 조사’를 실시했다.
 
1968년에 창립된 KIRBS는 인간행동에 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인간의 특성을 규명하여 개인의 잠재능력을 최대로 개발하고 집단의 능률향상을 도모하여 사회와 국가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전문연구기관이다. 연구소는 그동안 정부기관, 학교, 기업체, 사회단체 등과 협력해가면서 검사개발, 역량개발, 교수-학습개발, 인간발달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 활동을 선도해나갔다.
 
그것만이 아니다. 포드재단, 록팰러재단, 미국국제개발처(USAID), 유엔아동기금(UNICEF),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적 기구와 재단을 통해 여러 가지 수탁연구과제도 수행했다. 창립 이후 수백 편에 이른 각종 연구물을 출판 보급하고 있는 이 연구소의 지원을 받고, 국경없는 교육가회가 타당성 조사를 실시할 수 있었던 것은 커다란 행운이었다.
 
KIRBS에서는 1973년 ‘한국교육의 전국적 평가연구-초등학교 교육의 성과’라는 보고서를 통해서 학교교육 성과를 평가할 이유가 있다는 점을 확고하게 지적하고 평가를 수행했다. 1980년에는 <한국 국민학교 교육의 평가 연구>라는 제목으로 두 권의 책이 출판했는데, 여기서는 아동의 학력에 주목한 것만이 아니라 아동의 개인 특성과 가정 그리고 학교 환경을 조사 정리하면서 그 요인들이 학업성취와 어떤 관계를 보이는지를 분석했다. 이런 선구적 연구를 한 연구소이므로 케냐의 국가학력평가 타당성 조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타당성 조사를 위해서 세 사람이 케냐로 떠났다. 교육학자인 김기석 대표와 뇌과학을 전공한 국경없는 교육가회 집행위인 전성하(엘에프에너지 대표) 박사 그리고 내가 참가했다. 현지에서는 박상영 국경없는 교육가회의 케냐 지부장과 킬레미(Kilemi Mwiria) 케냐 전 고등교육과학기술부 차관의 도움으로 이루어졌다.
 
수도 나이로비에서는 아프리카 전역을 두루 아우르는 비정부기구로서 32개의 아프리카국가에서의 여자 어린이와 여성들의 역량 강화를 목표로 교육에서의 성평등 실현에 앞장서는 기관 FAWE(Forum for African Women Educationalists)을 방문했다. 농촌지역을 대표해서는 킬레미 전 차관의 고향 메루를 찾았다. 그의 도움으로 메루대학교를 방문하고 교육평가에 대한 정보를 교류했다.
 
케냐의 학제는 2018년부터 2-6-6-3제로 바뀌었으나, 2017년까지는 1986년에 도입한 8-4-4제를 시행했다. 초등교육 8년, 중등교육 4년, 대학교육 4년이다. 케냐 정부는 1970년대 초반부터 초등교육 기회 확대를 위한 정책을 시행하였으나, 이를 뒷받침하는 교육재정이 부실해서 과밀 학급과 교원 전문성 부족은 지금도 문제로 남아있다, 
 
교육열에 비해 교육의 질이 부족하다. 최근 월드뱅크는 “케냐의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 3년 가까이 학습 손실을 겪고 있으며, 이는 주로 교육의 질 때문이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케냐인들은 중등 교육을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19세 및 20세의 40% 이상이 기본 문해력 수준보다 낮았다. 케냐의 교육 시스템을 거친 아이들은 잠재력의 52% 밖에 도달할 수 없었으며 이것은 교육의 질의 문제라고 하였다
 
학제가 2-6-6-3으로 바뀐 것은 8-4-4 시스템이 지금까지 달성하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취업 환경에 대비하여 학생들을 준비시키는 것이었다. 기존 시스템에 대해서 케냐의 고용주들은 어업, 건설 및 농업 부문을 소홀히 했다는 불만을 제기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화이트칼라 직업 연수생의 유입이 케냐 직업 시장에서 기술 불균형을 일으켜 케냐 청년 대부분이 실업자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여하튼 케냐는 다른 아프리카의 나라에 비해, 유네스코가 제시한 “모든 이를 위한 교육” 이상과 목표가 양적인 측면에서는 성공적이다. 이후 교육의 양적 확대에서 질 향상으로도 발전하고 있다. 남녀, 도시와 농촌 등 배경 지위 별로 국가가 정한 교육과정 목표 달성 정도를 진단하는 것이 질 관리에 필요하다. 또한 지표상 질 향상의 촉진 또는 저해 요인을 실증적으로 구명할 필요도 있다. 미국의 학력평가 시스템인 NAEP(National Assessment of Educational Progress)와 같은 교육과정상의 교육목표 도달 정도와 함께 교육과정 개선을 위한 자료가 필요하다.
 
교육을 통해서 세상을 바꾸어보겠다는 국경없는 교육가회의 일원이 되어서 이런 연구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은 인생에 두 번 없을 경험으로 소중했다. KIRBS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던 일이었다.
 
KIRBS는 인간사의 모든 영역에 걸쳐서 관심을 가지고 연구한다. 인간의 애환에 관심이 있다는 점에서 그 철학은 정서적으로 인간주의이고, 인간의 복지향상에 관심을 둔다는 점에서는 실천적으로 실용주의이며, 인간행동의 법칙을 밝힘에 관심을 기울인다는 점에서는 이지적으로 과학주의이다. “KIRBS는 이런 철학의 구현을 위해서 그 단순한 존립을 넘어 진취적 젊은 연구기관이기를 스스로 희구한다”는 소개 글에서 밝힌 바와 같이 KIRBS는 세계를 향해서, 미래를 향해서 국경없는 교육가회와 함께 했다.

/고선윤 국경없는 교육가회 홍보이사·문학박사

전북제일신문 webmaster@jbj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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