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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도쿄올림픽

기사승인 2021.08.17  12: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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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윤 국경없는 교육가회 홍보이사·문학박사

도쿄는 두 번의 올림픽을 치렀다. 요미우리신문은 여론조사를 통해서, 쇼와시대를 상징하는 가장 큰 사건으로 1964년 도쿄올림픽을 꼽았다. 전후 부흥에서 고도성장으로 이어지는 상징적 존재로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쿄올림픽은, 전쟁이 끝나고 20년도 채 되지 않은 해에 개최되었다. 전쟁에 패한 후 주변국의 전쟁을 발판으로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룬 일본이 또 다시 국제사회의 중심으로 부활하는 원동력을 여기서 찾았다. 

1959년 구미 3도시를 제치고 개최국으로 선출되었을 때, 일본은 축제 분위기였고 도쿄도 직원들은 일장기를 흔들면서 만세를 외쳤다. 올림픽 유치성공은, 그해 4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맹을 인정받는 큰 배경이 되었다. 이것은 일본이 패전의 역사를 딛고 선진국으로 입성하는 증거가 되었다. 세계는 일본을 더 이상 전범국이 아니라 친절하고 깨끗한 문화대국, 스포츠 대국으로 보기 시작했다.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국내 교통망 정비와 다액의 건설투자가 이루어져 호경기를 맞이했으며, 올림픽 개최 9일전 도쿄에서 나고야를 경우해서 오사카에 이르는 삼대도시권을 잇는 신칸센이 달리기 시작했다. 일본이라고 하면 후지산을 배경으로 달리는 신칸센의 사진이 떠오르는데, 이것 역시 올림픽 이후 만들어진 그림이다. 
 
올림픽의 중계는 현지의 영상을 통신위성 미국으로 송신하고, 수신한 영상을 유럽으로 송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1959년 지금의 미치코 상황후가 결혼하면서 흑백 텔레비전의 보급이 급속하게 늘어나, 올림픽 당시에는 보급률이 89.8%에 달했다. 

당시는 미국이 오키나와를 통치하고 있었는데, 오타 세사쿠(大田政作) 주석이 “조기 복귀는 어렵겠지만 본토와 같은 시간에 방송을 보고싶다”는 진정이 있어서 일본전신전화공사가 전기통신용 회로를 나하시까지 연장했다. 이것으로 오키나와 주민의 일본인 의식을 고조시켰으며 1972년 오키나와 반환으로 이어졌다. 

올림픽 때 사용된 모든 시계는 스위스의 것이 아니라 ‘MADE IN JAPAN’이었다. 스타디움의 커다란 시계에 일본의 것임을 알리는 글자가 새겨졌다. 수영장에 터치판을 도입했으며, 경기판정과 기록송신의 전산화를 추진해서 도쿄올림픽은 ‘과학올림픽’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경비체제도 전면적으로 기계화가 진행되었으며, 경시청의 경비본부에는 현장 상황을 알 수 있는 무선 텔레비전을 도입했다. 

이상이 57년 전 1964년 도쿄올림픽 때의 이야기다. 2020년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어떤 자랑스러운 이야기 없이 어렵게 개최되었다. 그럼에도 꼭 비교하고픈 것이 하나가 있다. 마지막 성화 봉송자다.  

1964년에는 19살의 청년 사카이 요시노리가 그 주인공이었다. 당시 와세다 대학 육상부 소속으로 올림픽 출전을 준비하고 있었으나 선발되지 못했다. 좌절에 빠진 그를 마지막 성화 봉송자로 지목한 것은, 그가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이 날이 바로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날이다. 세계 언론은 그를 ‘원자 보이’라고 불렀다. 원폭 투하 1시간 반 후에 태어난 젊은이가 푸른 하늘 아래에서 성화대의 계단을 향해 뛰어올라가는 모습은 바로 일본의 부흥과 평화를 상징했다. 

2020년의 주인공은 검은 피부의 혼혈 선수 오사카 나오미였다. 아이티 출신의 아버지, 일본어를 전혀 하지 못하고, 대부분의 삶을 미국에서 보낸 그녀에게 이 자리를 내어준 것은 순수혈통을 고집하는 일본의 인종주의가 크게 바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개의 도쿄올림픽은 한 나라의 부흥을 피로하는 것에서 더 넓고 크게 ‘함께’ 나눌 수 있는 대회로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고선윤 국경없는 교육가회 홍보이사·문학박사

전북제일신문 webmaster@jbj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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