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포기·회생신청 등 이어져… 분양시장 침체 등 영향
최근 전북지역에서 유동성 부족 및 재무건전성 악화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2024년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기준 전북 2위인 계성건설이 지난 5월 유동성 부족으로 전주시 육상경기장·야구장 사업권을 포기했다.
같은 달 성전건설(2024년 시공능력평가 기준 전북 12위, 전국 409위)과 합동건설(전북 34위, 전국 702위)이 재무건전성이 악화돼 각각 법원에 법인회생 신청서를 제출했다.
한국은행 전북본부 기획조사팀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전북지역 건설업체의 재무건전성 점검’ 현장리포트에 따르면 도내 건설사의 재무건전성은 2022년 이후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조사팀이 2024년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기준 전북지역 상위 50위 이내 종합건설사 중 23개의 외감기업을 대상으로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자보상배율과 유동비율이 전년 말 대비 하락하고 부채비율도 증가하는 등 이자지급능력, 유동성, 안정성 측면에서 재무지표가 악화됐다. 또한 업체들의 미수금 증가 및 대여금 회수 불확실성으로 단기 유동성 위험이 높아졌다. 도내 23개 건설업 외감기업의 미수금(2023년 말 기준)은 전년 대비 12% 증가했으며 대손충당금도 추가 적립됐다. 이에 전북 주요 건설사는 보유 자산의 유동화 계획을 공시하는 등 유동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건설업계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됨에 따라 전북지역의 건설업 대출 잔액이 증가하고 연체율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지역의 건설업 연체율은 2021년 말 0.95%에서 2023년 말 1.96%로 1.01%p 상승했으며 이와 같은 연체율 상승폭은 전국(0.86%→1.60%)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건설사 부실은 건설공사비 상승과 전북 분양시장 침체에 주로 기인하며 이는 향후에도 자금난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선 비용 상승이 지속되면 수익성 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공사비 관련 분쟁도 재무 상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사비 증액이 어려운 사업장에 대해선 수주에 참여하지 않거나, 이미 수주한 단지라도 시공을 포기하고 있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전북 지역의 초기 분양률은 2024년 1/4분기 기준 51.7%로 전 분기(90%)에 비해 38.3%p 하락했다. 또한 전북지역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수는 2024년 6월 기준 198호로 전년 동기(71호) 대비 179% 증가했다.
특히 전북은 전국 평균보다 실거주 목적의 잠재수요가 낮아 분양률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인데, 분양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 공사대금 회수가 지연되면서 건설사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하도급 영세 건설사들에 대한 대금 지급 지연 가능성이 높아지고 공사 지연으로 인한 PF대출 부실 등의 경로로 금융기관 재무건전성도 악화될 수도 있다.
기획조사팀은 “지역 건설업계의 자금난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지역건설업체 참여 현장 인센티브 부여 정책 및 공장 신축 시 지역 업체 이용 실적에 따라 기업 투자보조금의 최대 5% 인센티브 부여 등의 정책이 건설사 자금 사정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황성조 기자 food2drink@naver.com